우리 지역은 아무래도 농촌도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직도 귀농.귀촌의 신드롬 한 가운데 있는 지역을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제 1억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제법 많은걸 보면 농촌에서 희망을 찾는 것도 괜찮을 같다. 농업이 여전히 유망산업이라면 그 비결은 무엇인가. 답은 기업형 농업과 CEO형 농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요즘 한창 6차산업으로의 농업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여 자급자족하던 시대의 1차산업의 범위를 벗어나 생산된 농산물을 제조하고 가공하는 단계의 2차산업, 그리고 유통과 관광의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3차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이 모든 것을 합하면 6차 산업이다. 이것이 요즘 흔히 말하는 6차산업을 일컫는다. 우리 영천의 명품인 포도를 예로 들면 포도나무를 심어 수확하는 단계까지는 1차, 그 포도를 이용하여 와인으로 가공하면 2차, 그 와인을 가지고 도시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와이너리나 와인투어를 3차산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면 포도만 6차산업이 가능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기에 따라 얼마든지 농업의 모든 분야에 있어 6차산업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쌀을 비롯한 보리, 밀, 콩, 옥수수, 고구마, 감자 등의 작물은 우리의 기초 식량이다. 또한 우리 농업의 주요 부분으로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농업에도 여전히 중요한 필수 작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작물들을 단순히 재배, 생산만 하여 자급자족하는 단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공, 유통, 식품 및 농촌관광 등에 활용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농업인이라면 당연히 이런 분야에 종사하면서 전문 농업경영인이 돼야 한다. 특히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관련된 6차산업을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 지역을 포함한 농촌의 모든 곳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 일손부족으로 인해 생산 여건이 어려 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농업에 뜻을 둔 조금만 의식이 있는 젊은이라면 생산과 관련한 일차적 실무 뿐만 아니라 작물 개량과 식물유전학 등 전문적인 지식도 공부할 필요가 충분하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드론 영농과 같은 최신 기술도 배우고자 하는 전향적인 자세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아울러 작물 재배에 필요한 최신 기계와 장비를 갖추고 다룰 수 있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다. 또한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관련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며 사전 지식과 새롭게 배우는 전문 지식을 통합해 자신만의 농업적 가치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분야의 선험자가 운영하고 있는 농장을 방문해 벤치마킹도 하고 본인만의 영농생활에 필요한 노하우나 주의할 점 등에 대해서 꼼꼼하게 정리하는 습관도 가져야 한다. 스스로 우리 농촌사회의 정예인력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주변의 이웃 농업인의 소득향상과 신기술보급을 위해서도 나름의 역할을 해야한다. 행정의 지원 측면에서는 지역 농업의 여건에 맞는 맞춤형 교육 실시로 첨단 과학영농 접목을 통한 농가소득 창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유망한 농업인과 우수 농업경영인을 발굴하여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농업을 선도할 인력으로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또 이들에게 국내 선도농가 방문과 전문강사 초청 교육, 선진 농업 현장 벤치마킹 등 농업인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비해 특성화 교육을 마련하고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영천농업만의 성장 비전도 내 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농촌과 농업. 더 이상 어설픈 도시인들이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사는 낭만의 땅이 아니다. 피와 땀을 쏟는 노력이 따라야 하고, 학창시절 무언가 간절히 원하고 상위그룹을 꿈꾸며 공부하던 때의 학구열 정도는 갖춰야 감히 겨누어나 보는 곳이라 생각하라. 어느 정도 노후준비가 돼있는 은퇴 이후의 조용한 삶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도시 근로자나 공공분야 정도의 소득과 복지 수준을 생각하는 이라면 언감생심 함부로 결심하지 말기 바란다. 무릇 농사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경영마인드부터 갖출 때다. 하늘만 쳐다보고 정부의 정책만 따르며 농사를 짓던 시대의 생각으로 농촌은 여전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유토피아같은 전원생활을 그리며 씨만 뿌리면 부자로의 꿈을 꾸는 사람, 농촌을 만만때때하게 여기고 귀농을 꿈꾸는 얼치기 농삿꾼에게 드리고 싶은 한마디. ‘농사같은 소리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