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이 성안으로 달려 들어가자 왜장이 그(달려 들어오는) 병사를 보고 스스로 성 아래로 몸을 던지기에 (정)대임이 나아가 (그의 목을)베었더니 곧 적의 명장(名將)인 법화였다. 여러 장수와 사졸(士卒)들이 더욱 기운을 얻어 남문을 공격하여 부수고 성안으로 세찬 기세로 뛰어드니(突入) 적들은 더욱 크게 어지러워졌다. 이때 권응수는 홍천뢰, 신해 등과 더불어 서북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병사 500명을 나누어 각기 몽둥이와 창과 칼을 지니게 하여 (부대를)나누어 성 밖을 지킴으로써 성벽을 뛰어 넘는 적의 (진로를)끊고, 제군(諸軍)을 독려하여 그들로 하여금 성(벽)을 넘게 하자 적의 (저항이)오히려 강하여 먼저 들어가 봐야 이로울 것이 없었으며, 권응전 또한 가볍게 진격함을 말렸지만 (권)응수는 노하여 앞에 있으면서 나아가지 않는 몇 사람을 골라 목을 베어 (그렇게 벤 목을)사람들에 돌려(보이자) (사람들은 그의)위엄이 두려워 용기를 내 다투어 (성안으로)들어가 서북문을 부수고 맨 먼저 성가퀴를 지키는 적 십여 명의 목을 베었다. (그러자)적의 기병(騎兵) 천여 명이 성안으로부터 나와 일제히 조총을 쏘아대어 우리 군사들이 조금 물러나자, 권응수는 몸을 뽑아 크게 외치면서 친히 깃발을 휘두르고 말을 달려 종횡으로 치고받는데, 활을 쏘면 하나라도 적중하지 않음이 없어(화살에 맞아)죽은 자들이 거의 수 십 여명에 이르러 마치 활 쏘는 소리에 응하여 (화살에 맞아)쓰러짐과 같았다(應弦而倒).
또한 (권응수는)용감하고 건장한 군사들에게 적의 시체를 취하여 배(腹)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게도 하고, 혹은 (죽은 적 시체의)얼굴을 (칼로)찍어 적의 진중으로 던지게 하자, 적들이 (그 모습을)보고 크게 놀라 크게 어지러워 (이 상황을)조처 할 줄 몰라 감히 앞으로 나서는 자가 없어 (아군을 피해)돌아서 성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군사들이 승세를 타고 진격하였는데, 이때 정대임은 명을 내려 북을 쳐서 남북으로 상응하여 선두와 말미(首尾)를 나란히 하고, 또한 세 차례 북을 치고 뿔피리를 불게 하여 동서쪽의 여러 장수들이 북소리에 맞춰 (군사를)일으켜 좌우로 협공하게하자, 수천 명의 장졸(將卒)들이 혹은 성문을 공격하여 부수고 들어가기도 하고 혹은 긴 사다리로 성벽을 넘어 들어가서 일시에 사방(四面)이 북을 치면서 떠들썩하게 진격하니 (그)소리가 하늘과 땅을 뒤 흔드는데, 화살과 돌(矢石)이 비 오듯 하고 우리 군사들의 위세가 더욱 강하여 기세가 마치 달아나는 고래와도 같고 성난 범과도 같아 오래도록 (적을)몰아 (성안으로)들어가자, 엎드려 있던 적병 4명이 일어나(공격하기에 아군은)적과 더불어 거리에서 싸웠다.
이때 서북풍이 크게 일자 정천리는 감사졸(敢死卒) 500명을 거느리고 마현산으로 부터 갑자기 내려와 바람 부는 방향으로 횟가루와 모래를 적진으로 흩뿌리자 성안이 어두워져 적들이 함부로 조총을 쏘지 못하고 다만 총통(銃筒)으로만 서로 치고 받을 뿐이었다. 우리 군사들이 나아가 왜(적) 300여명의 목을 베자 적은 크게 패하여 그 병장기 등을 내 버리고 관사와 아문(衙門), 동헌(東軒)과 창고(倉庫)로 달아나 숨었다. 이때 정천리가 큰 소리로 말하기를 “포로로 잡힌 사람들은 빨리 나오시오. 우리 군사들이 장차 화공(火攻)을 펼칠 것입니다”라고하자 포로로 잡힌 남자와 여자들이 앞을 다투며 (성안에서)나오는데, 이때 적의 형세는 무너지고 꺾여 (달아나는 포로들을 뻔히 보고서도 그들의 도망가지 못하도록)금하거나 단속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