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계속하여 부마(駙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부마는 공주의 남편으로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자리이다. 드라마에서 주된 스토리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KBS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심덕부의 여섯째 아들이자, 심온의 동생인 심종이 나오는데, 그가 태조의 딸 경선공주(慶善公主, 태조의 첫부인 의인왕후 한씨의 막내 딸)와 결혼하여 부마가 되었고, 이 두 집안은 사돈이 된다. 이렇게 부마가 되어 사돈 관계가 되고 이들은 다시 사돈을 맺어 겹사돈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부마(駙馬)에 대한 한국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두산백과에 나오는 내용으로 알아보자.
진(晉)나라 때 간보(干寶)가 편찬한 《수신기(搜神記)》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중국의 농서(지금의 간쑤성)에 사는 신도탁(辛道度)이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학문이 뛰어난 스승을 찾아 옹주(雍州)로 가는 도중 날이 저물자 큰 저택에서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하녀가 안내한 안방으로 들어가니 밥상이 차려 있었다. 식사를 마치자 안주인이 들어와서 자신은 진(秦)나라 민왕(閔王)의 공주로서 조(曹)나라로 시집갔다가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23년 동안 혼자 지냈는데, 오늘자신을 찾아주었으니 부부의 인연을 맺어 달라고 간청하였다. 신도탁은 처음에는 사양하였지만 애절한 간청을 이기지 못하고 며칠 동안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나흘째 되는 아침에 그녀는 더 이상 인연을 맺으면 화를 당한다고 하면서 헤어져야한다고 하였다. 이별이 아쉬운 나머지 그녀는 정표로 신도탁에게 금 베개를 주었다. 금 베개를 받아 들고 대문을 나서서 뒤를 돌아보니 집은 온데간데 없고 잡초만무성한 허허벌판에 무덤 하나만 있었다. 이후 신도탁은 금 베개로 음식을 사먹었는데, 우연히 왕비가 그 금 베개를 발견하고 그를 잡아와 문초하였다. 신도탁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왕비는 “죽은 지 23년이 지났는데도 산 사람과 부부의 인연을 맺으니 당신이야말로 진짜 내 사위이다. 내 그대를 부마도위에 임명하겠다[遂封度爲駙馬都尉]”라고 하였다.
부마는 원래 천자가 타는 부거(副車:예비수레)를 끄는 말이라는 뜻이며, 그 말을 맡아 보는 관리를 부마도위라 한다. 부마도위의 봉록이 재상에 버금가자 이후부터는 오직 천자의 사위에게 부여되는 벼슬이 되었다. 따라서 부마도위는 보통 줄여서 부마라고 하는데, 왕의 사위 또는 공주의 남편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2016년에 출간된 《부마 신익성(駙馬 申翊聖)》은 선조의 딸 정숙옹주(貞淑翁主)의 부마였던 신익성(申翊聖, 1588~1644)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나라가 혼란한 시기에 부마가 된 그의 인생 또한 파란만장하여 소설화될 만하다. 소개글을 살펴보면, “세상에 둘도 없을 이기적인 부마의 유쾌하고, 통쾌한 활극이 시작된다. !”그는 12세에 13세인 정숙옹주와 결혼하여 동양위(東陽尉)에 봉해진다. 하지만, 처음에는 불우이웃에게 돈을 퍼주는 낭비벽이 심한 정숙옹주를 좋아하지 않고 신익성은 더욱 돈에 집착하게 되며 돈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문날 정도였다. 당시 유행했던 것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이자놀이였는데, 돈을 벌기 위해 마포나루에 은행까지 짓게 된다. 임진왜란 때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봉되고, 1606년 오우도총부부총관이 된다. 그러다가 광해군 때 폐모론(廢母論)에 반대하며 벼슬이 박탈된다. 1623년(인조 1년) 인조반정 후 다시 등용되었고, 병자호란 때 왕을 호위하며 끝까지 척화를 주장하였다. 부마인 신익성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재미나게 소설 형식으로 전개한 《부마 신익성》, 비록 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재미나게 시간을 보낼만한 추천 책이다. ** 사진 제공 : baidu.com** 필자 메이칭의 카페 : http://cafe.naver.com/orangewo8x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