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는 땅을 감별하는 방법이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산천의 형세를 육안으로만 보고 지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가늠하는 형기학이고 다른 하나는 방위와 시간 등 음양오행의 원리를 이용하여 길을 추구하는 이기학이 있다. 여기서 이기학은 좌향론을 비롯하여 패철사용법 그리고 다양한 수법 등 복잡 난해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아 형기학만 고집하는 풍수가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풍수에서는 형기학의 중요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지만 주역의 원리를 이용하여 자연의 이치를 규명해놓은 이기학 역시 형기학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우주속의 자연현상은 어디까지나 일정한 법칙이 있고 이것이 인간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양과학의 근본뿌리인 주역에는 팔괘와 음양오행의 원리를 이용하여 천지현상과 인간관계에 대한 온갖 이법을 규명해놓고 있다. 이것은 우주만물의 모든 이치가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음양오행을 기초로 하여 자연의 이치를 규명해놓은 이기학을 배재한 채 풍수에 대한 길흉의 전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자칫 좋은 길지를 흉지로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현공풍수는 주역의 낙서구궁에 의한 원리를 이용하여 천지의 기운에 대한 길흉을 살피는 학문이다. 이 이론은 당나라 양균송이 창안하였으며 그 이론이 너무나 정확하여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 나머지 특별한 사제지간에만 비밀리에 전수해왔던 학문 이였다고 한다. 이것은 『청낭오어(靑囊奧語)』, 『천옥경(天玉經)』, 『도천보조경(都天寶照經)』 등의 책에 실려 있으나 원문이 워낙 난해하여 접근이 쉽지 않았고 청나라 초기에 이르러 장대홍(1616~1700)이 여기에 주를 달아 쉽게 풀이한 『지리변정(地理辯正)』이 발간되면서 활성화 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에 있으며 대만을 비롯한 홍콩, 일본, 말레이지아 등지에서는 이기풍수의 꽃으로 불리우며 많이 애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20여 년도 채 못 되어 그 역사가 매우 짧지만 요즘 들어 많은 풍수학인들이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풍수학문의 한 분야다. 풍수 학인들은 음양택을 막론하고 현장에서 현공풍수의 이법을 적용해보면 혈장의 길흉을 살피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현공학은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기본원리로 하여 만들어진 학문으로 주역 설괘전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킨 이론이라 활역경[活易經]이라고도 부른다. 이것은 좌향에 따라 시운[時運]이 달라지는 것이 주안점이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학문으로 기존의 풍수학설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이 이론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이며 만물은 항상 변화한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혈증이 확실한 명당길지라도 후손들에게 불행이 오는 것은 시기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러므로 어느 공간이든 시간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길지가 흉지로 또는 흉지가 길지로 변할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