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술품 속 말(馬)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그림, 조각, 벽화 속에 존재하는 말의 모습에 함께 하는 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한다. 말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동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이야기도 아주 풍부하고, 미술품 속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는데, 그 재미난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보자.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고려 후기 이제현(李齊賢)의 <기마도강도(騎馬渡江圖)>인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비단 바탕에 수묵 담채 작품인데, 말의 몸과 안장 등에 가해진 약간 짙은 채색 기법과 인물의 묘사법 등은 공민왕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천산대렵도(天山大獵圖)>와 유사한 것이다.
특히 호복을 입은 사람들과 5마리의 말이 나오는데, 말의 묘사가 정교하고 뛰어나다. 이제현이 원나라 연경(燕京)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의 소재와 묘사법 등은 원나라의 수렵도 계통의 그림들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원나라 화풍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그림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고려 공민왕(1330년~1374년)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인 <천산대렵도(天山大獵圖)>, <음산대력도(陰山大獵圖)>이다. 호복을 입고 말을 모는 무사의 모습이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져 있는데, 매우 낡은 상태로 일부만 세 조각으로 나누어져 전하여 온다. 이 작품에도 원나라 화풍이 남아있다. 이제현(李齊賢)의 기마도강도(騎馬渡江圖), 공민왕의 <천산대렵도(天山大獵圖)>에 보이는 수렵도는 조선후기의 호렵도(胡獵圖, 말을 타고 호랑이 등 동물을 사냥하는 그림)로 되어 민화의 소대로 많이 사용된다. 한국의 호렵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거의 호복(胡服) 차림인 것으로 보아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민화에서 그려지는 호렵도의 원류가 된다고 볼 수 있는데, 민화 호렵도는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작자 미상의 민화 작품인데, 원래는 수렵도(狩獵圖)라 불리던 그림인데 호복(胡服)차림의 장수들이 수렵하는 장면을 그렸다 하여 호렵도(胡獵圖)라고도 한다. 최근 한창 유행인 민화에도 많이 응용되어 그려지고 있다. 그 외의 수렵도에도 살펴 보면 호복 차림의 사람들이 흔히 보인다. 호렵도(胡獵圖)의 원래 배경 지역은 중국 북부를 동서로 가로막고 있는 음산(陰山 또는 天山)인데, 당시 중국 외곽 지역에 있던 호족들이 수시로 중국 본토로 넘어와서 중국인들을 괴롭혔고 그래서 이 그림을 그려 용맹함으로 지키고자 했다. 그러한 배경에서 그려졌고, 이 화풍이 한국으로 그대로 넘어온 것이다. 호렵도(胡獵圖)를 민화풍으로 그린 작품으로 화려하고 독특하며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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