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은 인연을 심어야 한다(1)
세계화를 부르짖더니 나라가 망했습니다. 어리석은 국민들은 선진국 대열에 끼였는줄 알고 지내다가 거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 우리가 이런 꼴이 되어야 하는지 화가 납니다.
우리 국민이 이런 고통을 겪게 된 것은 지도층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우리들에게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이 외국 여행가서 외화를 낭비하고, 비싼 수입품에 의존하고, 분수도 모르고 사치하며 살았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하여 지금 엄청난 불행이 닥치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누구 탓하며 화만 낼 것이 아니라 김치먹고 기운내서 다시 열심히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사람이 비프스테이크를 우아하게 먹는다고 해서 미국사람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멋있는 것도 아닙니다. 찬밥에 물말아 김치를 얹어 먹는 그 복성스러운 모습이 바로 멋있는 것이고 한국사람다운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사람다운 모습을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이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입니다. 김장철입니다. 입맛이 변해 김치를 안먹는다고 말하지 말고 김장을 조금이라도 담그고, 혹시 이웃에서 김장을 하거든 팔 걷어부치고 도와주십시오. 김장을 담그고 나서 이웃사람들과 배춧국을 끓여서 겉저리 김치와 밥을 나눠먹어 보십시오.
분명히 이것이 사람사는 맛이구나, 사람사는 멋이구나, 사람사는 정이구나 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주부들부터 이웃과 정을 쌓고 한국적인 정서와 맛과 멋을 이어가야 우리 나라가 잘살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무엇이나 원인없는 결과는 없고,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원인 또한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이 지경이 되고 사회가 불안하게 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정서대로 살지 않고 남의 흉내나 내고 분수에 맞지 않게 살았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이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제반사가 인과의 법칙대로 되어가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경제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검소하게, 근면하게,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좋은 세상을 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도시는 물론 도시 아닌 곳에서도 예전에 비해 인심이 많이 박해졌습니다. 도시락을 갖고 오지 못하는 학생이 서울에만 1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따져 보면 엄청난 숫자의 학생들이 한창 나이에 굶주리고 있다고 하는데 도시락을 싸주지 못하는 어미의 심정이 어떠할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줄 수 있는 운동을 통해 세상 인심이 다시 회복되었으면 합니다.
아주 훌륭한 생각입니다. 음식을 나누는 공덕이 바로 좋은 인연을 짓는 방법입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음식공양을 베풀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부처님은 제타숲이라는 곳에 계실 때 “사람이 남에게 밥을 주면 다섯 가지 복덕이 있으니, 마땅히 지혜있는 사람은 이를 받아들여 뜻과 도량을 넓게 하면 다섯 가지 복덕의 도가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럼 다섯 가지란 무엇일까요?
첫째는 수명을 주는 것입니다. 일체 중생들을 모두 먹는 것에 의하여 몸과 생명을 유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수명을 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수명을 보시한다는 것은 매우 귀중한 인연이자 공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수명을 보시하면 세상에 날 때마다 장수하며, 천상과 인간에 나서 수명이 짧지 않고 의식이 자유자재하며 풍부한 재물이 한량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