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부터 말과 관련된 성어, 속담을 살펴보고 있다. 후한의 여포와 관우가 탔다고 전해지는 적토마(赤馬)의 모습을 감상하며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눈먼 말이 워낭 소리 따라 간다’는 속담은 앞못보는 말이 앞에 가는 말의 워낭소리를 듣고 따라간다는 말인데, 생각이 없는 사람이 독자적으로 하지 못하고 남이 일러주는대로 무비판적으로 따라한다는 말이다. 워낭은 말이나 소의 턱 아래로 채우는 방울을 가리키는데, 영화 워낭소리로 워낭이 조금은 낯설지 않은 말이 된 것 같다. 요즘은 각종 정보가 많고 게다가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있어 개인의 생각이 아주 중요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또한 정확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늙으면 용마도 삯말보다 못하다’는 속담은 아무리 뛰어난 용마도 나이가 들면 짐을 나르는 삯말보다 가치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사람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총명한 사람이었어도 나이가 들면 판단이 흐려지고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물론 노마지도가 가리키듯 연륜이 가져오는 지혜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후대에게 자기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늙은 말이 콩 마다할까(늙은 말 콩 더 달란다고)’라는 속담은 늙은 말이 콩을 싫어할 까닭이 없는데도 싫다고 하는 것은 더 많이 달라는 것이라는 뜻으로, 오히려 더 많이 달라는 듯 갈망하는 태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말은 하루 종일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내 말이 좋으니 네 말이 좋으니 해도 타봐야 안다’라는 속담은 무슨 일이든지 실제로 해봐야 분명히 알게 된다는 말이다. 실천이 중요함을 말하려는 속담인데, 말로만 백번 해봐야 소용없다는 뜻이다. ‘다리 건너갈 때는 말에서 내린다’라는 속담은 위험한 말이나 일은 안전하게 하라는 말이다. 말을 타고 다리를 건너더라도 무슨 사고가 나지는 않겠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신중하게 하라는 뜻이다. ‘닫는 말에 채찍질한다고 경상도까지 하루에 갈 것인가’라는 속담은 빨리 달리고 있는 말에게 채찍질만 한다고 말이 잘 뛰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부지런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라고 무리하게 재촉한다고 일이 더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닫다’라는 것은 빨리 뛰어가다는 뜻인데, 마음만 급해서 재촉하는 것은 일을 잘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닫는 말에도 채를 친다(달리는 말에 채찍질)’라는 속담은 빨리 달리고 있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여 더 빨리 더 잘 뛰게 한다는 뜻이다. 간혹 옛말이 이렇게 상반되는 내용을 가진 것들이 보이는데, 예를 들어, ‘아는 게 힘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가 있다. 열심히 알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게 낫다는 것인지 도무지 헷갈린다. ‘둔한 말도 열흘 가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은 우둔한 사람이라도 꾸준하게 일을 하면 성공하게 된다는 뜻이다. 말이 상징하는 것 중 하나가 빠름인데, 부지런하게 일을 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둔한 말이 열 수레를 끈다’라는 속담은 재주가 없는 사람도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가 있다는 뜻이다. 말은 부지런하고 빠르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데, 둔한 말이 가리키는 것은 재주 없음을 말한다. 이렇게 재주 없고 모자란 말도 부지런하게 하면 열 수레를 끌 수 있다는 뜻이다. ‘대감 죽은 데는 안가도 대감 말 죽은 게는 간다(대감 말이 죽었다면 먹던 밥을 밀쳐놓고 가고 대감이 죽었다면 밥 다 먹고 간다)’라는 속담은 권력이 있는 곳에만 아첨한다는 세상 인심을 비유하는 말이다. 대감이 죽은 곳에는 대감이 없지만, 대감 말이 죽은 곳에는 대감이 있기 때문에 대감에게 잘 보이려는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지금보다는 조금더 보편적인 동물이었지 않나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유일한 교통 수단이었던 것이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말에 관련된 많은 속담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음 호에서 계속 알아보기로 한다. ** 사진 제공 : baidu.com ** 필자 메이칭의 카페 : http://cafe.naver.com/orangewo8x5(네이버 카페 “메이칭”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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