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부터 말과 관련된 성어, 속담을 살펴보고 있다. 말그림을 즐겨 그렸던 조선 중후기 문인화가인 윤두서(尹斗緖, 1668-1715)의 유하백마도를 감상하며 속담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은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낫다는 뜻이다. 흔히 하는 말로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인데, 개가 더 흔했던 한국에서는 이 말을 더 많이 했으리라 짐작된다. 살아있는 동안 오늘을 행복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발이 젖어야 잘산다’는 속담은 장가를 가는 신랑의 말 발이 젖을 정도로 촉촉하게 비가 내려야 결혼한 부부가 잘산다는 말이다. 예전 혼례에서는 신랑이 말을 타고 신부의 집에 가서 결혼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말발이 젖는다는 것은 비가 온다는 말이며 아마도 비오는 날 결혼을 하는 신혼부부들이 실망 하지 말고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잘 살기를 기원하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비오는 날 이사하면 잘산다’는 말 또한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말은 끌어야 가고 소는 몰아야 잘 간다’는 속담은 말은 앞에서 끌어야 하고 소는 뒤에서 몰아야 하듯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해야 하고 이치에 맞게 일을 처리해야 된다는 말이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속담이다. 아무리 많이 알고 유식해도 적절한 대처가 되지 않는 사람은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는데, 지식이 아닌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말과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말은 마르면 털이 길어지고 사람은 가난하면 무식해진다’는 속담은 말이 마르면 상대적으로 털이 길어 보이고 사람은 가난하면 공부를 할 수 없어 무식해진다. 말에게 몸매와 털이 중요하듯 사람에게는 지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같은 의미의 영국 속담으로는 ‘사람은 가난하면 지혜가 짧고 말은 마르면 털이 길다’라는 말이 있다. ‘말은 먼 길을 타봐야 그 힘을 안다’라는 속담은 말을 오래 타봐야지만 그 말의 장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로, 세월이 흘러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체 문장은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말로, “路遙知馬力(노요지마력) 日久見人心(일구견인심)”인데, 먼 길을 가봐야 말의 힘을 알고, 오랜 세월을 지내봐야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 ‘말은 상등 말을 타고, 소는 중등 소를 부리고, 사람은 하등 사람을 부리랬다’는 속담은 말은 좋은 말이 빨리 가고 소는 중등 소가 길들이기 좋으며, 사람은 못난 사람이 부리기가 좋다는 뜻이다. ‘마소를 낳거든 시골로 보내고, 아이를 낳거든 공자의 문으로 보내라’는 속담은 말이나 소는 먹는 것이 풍족한 시골에서 먹는 것 부족함 없이 자라는 것이 좋고, 사람은 학문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배우게 해서 배우는 데 부족함이 없이 자라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 있어도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는 속담은 몸은 강제로 끌고 가더라도 마음은 강제로 지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옆에서 도와주고 이끌어줄 수는 있지만,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다. 모두가 스스로 존재감을 만들고 자존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말이다. ‘말이 미치면 소도 미친다’는 속담은 남이 하는대로 덩달아 따라 무지한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목적과 목표 없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뭔가를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을 어디에 가는지 모르고 따라가기만 하다가는 헛일을 하고 시간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의 내용이 생각나는 속담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의 시간들을 끊임없이 돌이켜보고 반성하며 살아가자. ** 사진 제공 : baidu.com ** 필자 메이칭의 카페 : http://cafe.naver.com/orangewo8x5(네이버 카페 “메이칭”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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