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부처님께서 자세하게 말씀해 주셨군요. 혹시 그 당시에도 세금이 있었나요? 부처님께서는 세금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물론 그 당시에도 국가라고 하는 체제가 있었으므로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걷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불경에 보면 세금에 관한 부분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우바새계경’에 의하면 “장사를 하면서 세금을 속이거나 내지 않는 것. 국법을 범하는 것 등은 죄를 짓는 일”로 규정하고 있으며 “장사를 하고 재물을 모으되 계량기를 속여서 팔거나 그것으로 인해 이득을 얻는다면 죄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탈세라는 문제가 있었다니 흥미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숫타니파타’라는 경전에 보면 남에게 부채가 있는 사람이 빚독촉을 받고 모른 척하는 사람을 천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말씀한 구절도 있습니다. 즉 남의 돈을 빌려 쓰면 제 때에 갚아야 한다는 가르침이지요.
다시 한 번 말하자면 부처님께서는 재물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을 배운 뒤 정당한 방법으로 부지런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근검과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또한 남을 속이거나 탈세하는 것과 같은 부정한 방법은 죄악이라 하셨으며, 빌린 돈은 즉시 갚아서 신의를 지킬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자상하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모은 재산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중아함경’ 제33권에 의하면 “재산을 4등분하여 1은 생계비로 충당하고, 2는 생업을 위한 자본으로 삼으며, 나머지 3,4는 저축해서 자신과 타인의 가난에 대비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잡아함경’ 46권에 보면 “스스로 쓸 줄 알고 남에게도 베풀 줄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조건 쓰지도 않고 이웃에게 베풀 줄도 모른다면 그것은 인색이고 욕심이라는 가르침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인이 회사를 살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 주셨을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몇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바로 기업이 잘되야 한다는 것이며 기업은 근로자와 기업주가 하나가 될 때 성장·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생존해 계셨던 시대는 노예경제시대로 사회구조도 오늘날처럼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노사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인권존중의 측면에서 주인과 하인의 윤리관계를 제시하셨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날 노사관계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도덕적 틀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장아함경 11권 선생경’에 보면 기업주가 근로자에게 다음과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첫째 능력에 따라 일을 시킬 것이며, 둘째는 때에 따라 먹을 것을 주는 것이며, 셋째는 수고로움을 위로해 줄 것이며, 넷째는 병이 났을 때 약을 줄 것이며, 다섯째는 휴가를 줄 것 등입니다.
능력에 따라 일을 시키라고 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 노인이나 젊은이의 구별없이 일을 시키지 말라는 뜻입니다. 적절한 일을 맡겨야 일하는 사람이 부담없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때에 따라 먹을 것을 주라는 것은 봉급을 말합니다. 여기서 봉급은 기업주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부양가족과 능력에 따라 적정선의 임금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수고로움을 위로하라는 것은 인간적인 대우를 하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봉급받고 일하는 근로자지만 따뜻한 대우없이는 생산성이 향상될 수 없습니다. 위로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바로 의욕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업주는 명심해야 합니다.
병이 났을 때 약을 주라는 것은 복지문제에 기업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며, 휴가를 주라는 것은 근로자도 인간다운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즉 기업주는 근로자가 바로 기업의 부를 축적해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근로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근로자도 지켜야 할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권리 뒤에는 책임이 뒤따르게 되어 있으며, 책임에는 의무가 동반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근로자에게 몇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첫째는 일찍 일어나 주인이 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며, 셋째는 물건을 사랑하고 아끼며 도둑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하며, 넷째는 주인에게 공손히 대하며, 다섯째는 주인의 나쁜 점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지런해야 하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라는 것은 솔선수범과 반드시 자신의 일을 해내는 자세를 말합니다.
또한 물건을 아껴 쓰라는 것은 원가절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절로 대하는 것은 회사를 고맙게 생각하라는 것이며, 주인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는 것은 감정대립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근로자도 회사일을 내 일처럼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없다면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으며, 일이 없으면 어떻게 생계를 꾸려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기업주나 근로자가 이러한 윤리를 잘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일찍이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무조건 근로자가 봉급만 많이 받으려고 한다면 그 회사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업주가 근로자의 사회복지 문제나 이익분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생산능률을 향상시킬 수 없으므로 서로가 각자의 입장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문제는 이러한 원칙론이 사회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 사회도 불안하고 경제도 흔들리게 된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온 국민이 경제문제로 불안에 떨고 있으므로 다시 원칙론을 마음속으로 새기면서 쌍방의 갈등을 줄이고 경제회생에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