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부터 말과 관련된 성어, 속담을 살펴보고 있다. 2015년 렛츠런 파크에 전시되었던 <화가들이 그렸던 말그림> 전시에서 소개되었던 프랑스 화가 베니녜 가녜로(Benigne Gagneraux)의 ‘뱀에 놀란 말’을 감상하며 속담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여자 말띠는 팔자가 세다’는 속담은 근거 없는 낭설 중 하나이다. 말띠는 청마, 적마, 황마, 백마, 흑마의 다섯 색깔로 나뉘는데, 푸른 색 갑(甲), 붉은 색 병(丙), 노란색 무(戊), 흰색 경(庚), 검은색 임(壬)에 의한다. 42, 54, 66, 78, 90, 2002, 2014년생이 말띠이다.
이 속담 때문인지 실제로 말띠 해에는 수치로 보아 여아의 출산이 줄어들었는데, 이 속담은 일제강점기부터 만들어진 전혀 근거 없는 속담이다. 유명한 말띠 여성으로 양희은, 소녀시대 윤아와 수영, 박신혜, 김연아, 하지원, 김하늘이 있다.
‘역마 직성이 들렸다’는 속담은 착실하게 일을 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닌다는 뜻이다. 역마(驛馬)란 조선 시대에 각 역참에 갖추어 둔 말로, 관용(官用)의 교통 및 통신 수단인데, 항상 돌아다녀야 하는 말이다. 여기서 나온 말로 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이라는 역마살(驛馬煞)이 있다.
‘역말도 갈아 타면 낫다’라는 속담은 한 가지 일만 계속해서 하지 않고 가끔 가다가 다른 일도 하면 싫증이 없어진다는 말, 무엇이든지 적당하지 않으면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볼 것이라는 말이다. 옛것이 나쁘지 않더라도 새것이 더 좋을 수도 있으므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오뉴월 소나기는 말 등을 두고 다툰다(오뉴월 소나기는 닫는 말 한쪽 귄 젖고 한쪽 귄 안 젖는다)’는 속담은 오뉴월 소나기는 소의 등을 경계로 한쪽에는 내리고 다른 한쪽에는 내리지 아니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여름철에 국부적으로 내리는 소나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도 안 난 것이 말대가리 깨문다’는 속담은 재능과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분에 겨운 일을 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인생 백 년이 말 달리듯 하다’는 속담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뜻한다. 보통 말 달린다는 뜻은 속도가 빠름을 의미한다.
‘장님 눈 먼 말을 타고 밤중에 물에 들어선다’는 속담은 능력도 준비도 없이 마구 위험 속으로 덤벼든다는 뜻이다. 장님 본인도 앞이 보이지 않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눈 먼 말을 탄 것조차 위험한데 앞이 잘 안 보이는 밤중에 게다가 위험한 물에 들어서는 것은 대단히 무모한 상황이다.
‘잦힌 밥이 멀랴, 말 탄 서방이 멀랴’라는 속담은 잦혀 놓았으니 곧 밥이 될 것이며 서방이 말을 타고 오니 곧 당도할 것이지만 그때까지 애타게 기다려진다는 뜻으로, 다 되어 가는 일을 조바심을 내며 애타게 기다리지 말라는 말이다. ‘잦히다’라는 말은 밥물이 끓으면 불의 세기를 잠깐 줄였다가 다시 조금 세게 해서 물이 잦아지게 하다는 뜻이다.
‘장사가 나면 용마가 난다’는 속담은 일이 잘되려면 좋은 기회가 저절로 생겨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거나 잘 되려면 좋은 기회가 저절로 생김을 이르는 말로, 비슷한 속담은‘장수가 나면 용마가 난다’, ‘장사 나면 용마 나고 문장 나면 명필 난다’가 있다.
‘저는 말도 바른 길로 간다’는 속담은 어떤 처지에 있든 행동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리를 저는 말이라도 길은 바른 길로 간다는 말이다. 사람들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 어떤 일이든 바름을 중심에 두고 삐뚤어진 것들을 바름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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