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자무량심이 무엇인지요? 첫째는 자무량심(慈無量心)입니다. 자(慈)란 모든 이에게 기쁨을 주려는 마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쁨이라는 것은 부귀나 명예, 쾌락으로 느끼는 감정이 아닙니다. 올바른 견해와 판단으로 사람들을 참다운 길로 인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참다운 길에서 참다운 삶을 산다는 것이 곧 평화요, 기쁨이 아니겠습니까? 혹시 천주교 신부가 기르고 있는 ‘구원이’라는 아이를 아십니까? 구원이는 팔과 다리없이 몸통만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부모가 버리는 바람에 신부님의 손에 의해 자라고 있는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직접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고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자 불교인들은 그 아이를 보고는 한결같이 기특하고, 보살같은 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팔과 다리가 없어서 몸통만 보고 누구나 이상하고 끔찍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그 아이의 맑고 밝은 눈, 그리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금방 그 아이를 통해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구원이는 조금도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비관하지 않고 아주 열심히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아홉살 밖에 안됐는데 조금이라도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정말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구원이는 자신을 보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이끌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참사랑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비록 신부님의 손에 의해 자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지만 불교인들은 그 아이를 ‘보살’이라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곧 그 아이를 통해 참다운 인생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처럼 남에게 참다운 삶을 직접 보여주면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기쁨을 주는 사람이 자무량심을 지닌 보살인 것입니다. 다음은 비무량심(悲無量心)입니다. 중생의 고통이나 슬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생각하여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합니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 박아름이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지난 추석 때 축협에서 나누어 준 8천 원짜리 상품권이 두 장 생기자 축협 공판장으로 갔다고 합니다. 상품권 액수만큼 필요한 물건을 고른 뒤 계산대로 가자 사람들이 몹시 붐볐기 때문에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학생 앞에 어떤 허름한 옷차림의 할아버지가 라면 한 봉지와 상품권 한 장을 손에 들고 서 있었답니다. 그 할아버지는 상품권으로 라면 한 봉지만 사고 나머지 돈은 현금으로 바꾸고 싶었던 것 같은데, 카운터의 여직원은 상품권 값만큼 라면을 사던지, 라면 한 봉지 값은 따로 현금을 내라고하자 할아버지는 자꾸만 망설이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줄을 서고 있던 뒷사람들이 빨리빨리 하자고 졸랐습니다. 할 수 없이 그 할아버지는 라면을 포기하고 상품권만 손에 쥐고 공판장을 나왔는데 학생이 이를 보고 딱한 생각이 들어 할아버지의 상품권을 현금으로 다시 사 주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남이 어떤 이유에 의해 고통에 빠져 있을 때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기꺼이 건져내려는 마음, 고통을 덜어주려는 마음이 비무량심입니다. 이 두 가지 마음을 합치면 바로 불교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자비심’이 됩니다. 흔히 자비심하면 동정심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데 본뜻을 타인에게 기쁨을 주고(慈), 타인을 불쌍히 여겨 고통으로부터 구제하겠다는 마음(悲)을 의미합니다. 동정하기만 하면 자비롭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비에는 반드시 실천이 함께 따르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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