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는 현대인들에게 어렵다. 익숙하지 않기 때 문이다, 산남의진을 소개하는 글이 너무 어렵다고 조언해 주시는 분도 있다. 그럼에도 동엄선생(東广先生)의 한시(漢詩)를 소개하 는 것은 거듭 밝히거니와 그 어려운 시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의진을 일으키고 끝내는 목숨을 바친 선생의 정신을 찾아보려 함이다. 나는 평생을 살면서 마음에서 수많은 생각을 일으키지 만 그것을 글로 정리해내지 못한 채 삶 자체에 매몰된 채 그냥 살아왔다. 짧은 인생 뒤 나의 삶은 묻히고 만다. 하 여, 선생의 시를 옮겨 적으면서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나 의 생각을 정리해서 남겨보는 연습을 해보리라 한다.17. 老 노구(늙은 할머니) 老 負亂草 (노구부난초) 腰1)手引肩 (누요수인견) 若使文王2)在 (약사문왕재) 於 渠3)布德先 (어거포덕선) 할멈이 꼴을 짊어졌는데, 굽은 허리에 손으로 어깨까지 당겼네. 만일 문왕(文王)이 계셨더라면, 할멈에게 먼저 덕을 베푸셨으리라18. 村翁 촌옹(시골에서 사는 늙은이) 野老黃冠荷小杖 (야로황관하소장) 特懸三尾細鱗魚4)(특현삼미세린어) 輒對村人驚有語 (첩대촌인경유어) 如玆海渴近來初 (여자해갈근래초) 누런 갓 쓴 시골 늙은이 어깨에 맨 장대에 단지 세 마리 은어를 매달고 가네. 문득 마을 사람 마주하고 놀라서 하는 말, 이렇게 바다가 마른 건 근래엔 처음이지요?19. 感吟 小序(감음병소서) 느낌을 읊고 더불어 짧은 서를 부친다 余觀今世(여관금세), 自知其非者鮮矣(자지기비자선의). 余自十歲以後已過成童(여자십세이후이과성동), 而蒙且昧矣(이몽차매의). 乃作四歎四恥(내작사탄사치), 以爲讀書之警焉(이위독서지경언). 내가 지금 세상을 살펴보니, 내가 열 살 넘어 이미 열다섯 살이 지났을 때도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웠다. 그래서 사탄(四歎)·사치(四恥)를 지어 독서(讀書)의 경계(警戒)로 삼는다. 18. 村翁 촌옹(시골에서 사는 늙은이) 野老黃冠荷小杖 (야로황관하소장) 特懸三尾細鱗魚4)(특현삼미세린어) 輒對村人驚有語 (첩대촌인경유어) 如玆海渴近來初 (여자해갈근래초) 누런 갓 쓴 시골 늙은이 어깨에 맨 장대에 단지 세 마리 은어를 매달고 가네. 문득 마을 사람 마주하고 놀라서 하는 말, 이렇게 바다가 마른 건 근래엔 처음이지요? 對案深思閱歷初(대안심사열역초), 無端歲月等居(渠)諸5)(무단세월등거저) 那將寶鑑6)明如洗(나장보감명여세), 却恨心田已作 7)(각한심전이작여). 奔走志將移外壘(분주지장이외루), 蒼茫意馬8)渡傾渠(창망의마도경거) 世上金珠何足羨(세상금주하족선) 輕珍莫如六經書9)(경진막여육경서) 스스로 그 그릇됨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책상을 마주하고서 지나온 일 깊이 생각하니, 무단히 떠돌며 세월만 보내며 산 것 같다네. 장차 보감(寶鑑)으로써 씻은 듯 밝게 하려 한들, 도리어 마음은 따비밭이 되어버려 한스럽다네. 이리저리 뜻을 좇아 저 바깥으로 옮겨가려 했지만, 아득한 이 마음은 비탈진 도랑을 건너가네. 세상의 금과 구슬 무엇이 부러우랴? 가벼운 보배로는 육경(六經)만한 것이 없다네.☞ 각주 1. 누요( 腰): 굽은 허리. 곱사등이처럼 굽은 허리. 2. 문왕(文王): 중국 주(周)나라의 임금으로 계력(季歷)의 아들이자 무왕(武王)의 아버지. 3. 어거(於渠): 이 사람에게. 渠(인칭대명사) ‘그, 그 사람’. 여기서는 꼴풀을 진 할머니. 4. 세린어(細鱗魚): 은어의 별칭. 香魚, 年魚, 銀 口魚로 불림. 미(尾)는 물고기를 세는 단위. 5. 거저(居(渠)諸): 渠는 居의 오류인 것 같음. 거저(居諸)는 일거월저(日居月諸)의 준말로,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말한다. “해와 달이 하토를 굽어본다.〔日居月諸, 照臨下土.〕”《시경》 〈일월(日月)〉 6. 보감(寶鑑): 보배로운 귀감이 될 만 한 책이나 인물. 예) 명심보감(明心寶鑑). 7. 여( ): 새밭. 개간 후 2년 된 밭. 잡초를 불살라 일군 밭. 開墾過二年的田地. 8. 의마(意馬)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지 못하고 어지럽다는 의미. “敎人爲學 不可執一偏 初學時 心猿意馬 縛不定. 사람을 가르쳐 배우게 할 때는 한 쪽으로 치 우치면 안 되니 처음 공부할 때는 마음은 원숭이 같고 뜻은 말과 같아서 온전히 묶어 두려고 해도 머물러 있지 못한다.” 《周易參同契. 趙州 錄遺表. 傳習錄》 9. 육경서(六經書): 《역경(易經)》, 《서경(書經)》, 《시경(詩經)》, 《춘추(春秋)》, 《악기(樂記)》, 《예기(禮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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