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 노래했던 시인의 언어를 빌리자면‘내 고장 영천의 6월은 알싸한 마늘향이 번지는 시절’이라 하겠다. 비옥한 토질과 전국 최고의 일조량을 자랑하는 영천의 자연은 단단하고 씨알 굵은 최상급 마늘을 내어준다. 그 마늘을 수확하느라 농민들은 연신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도 검게 탄 얼굴에 자부심이 깃들어 있다. 그렇게 마늘은 영천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마늘 생산량 경북 1위, 전국 2위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영천별아마늘은 그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마늘의 이로움은 한국을 넘어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타임지는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마늘을 선정했고,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항암작용이 있는 48개 식품 중 마늘을 그 첫 번째로 선정한 바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세계인들에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저장성과 품질이뛰어난 영천별아마늘은 식탁 위에 올리고 싶은 품목이 될 것이다. 세계인의 입맛을 매료키겠다는 목표를 향한 영천별아마늘의 글로벌 항해가 지난해 첫 닻을 올렸다. 바로 미국으로 첫 수출길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15일 영천시와 신녕농협은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농산물 유통기업(ESU)과 영천별아마늘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신녕농협은 수출 품질과 규격에 적합한 마늘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시는 수출 확대를 위해 장려금 지원, 국외 판촉행사 개최, 수출 단지 조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현지 업체는 미주지역 유통 채널을 활용해 영천 농특산물의 수출 확대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협약을 체결한 미국 현지 업체는 2010년 설립한 기업으로 연매출이 6000만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 14개국으로부터 농산물을 수입해 미국 48개주에 유통하고 있다. 이로써 신녕농협은 연간 1000t규모 450만달러(한화 약 60억원)에 달하는 ‘영천별아마늘’을 미국에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영천시는 마늘 수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출물량을 더욱 확대해 갈 계획이다. 영천별아마늘의 가치를 한 차원 드높이기 위한 혁신적 개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영천시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는 영천별아마늘을 활용한 혈행케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해 고부가가치화를 이뤄냈다. 영천시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는 영천시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약용작물의 효능분석연구 및 신제품 개발 등을 위해 총사업비 60억 원으로 건립됐다. 올해 개발한 혈행케어 건강기능식품은 영천별아마늘을 주원료(62%)로 했으며, 영천시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의 특허기술인 무취마늘기술을 활용해 마늘 향은 줄이고 마늘의 유효성분 알리인 함량은 3배 증가시켰다. 거기에 바나바잎추출물, 은행잎추출물을 첨가해 혈관 건강과 혈당을 동시에 관리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했다. 강한 냄새 한 가지만 빼고는 백 가지가 유익하다는 일해백익(一害百益)의 식품인 마늘이 영천에서는 그 한 가지 단점마저 없앤 최고의 건강지킴이로 대활약하고 있다. 더 편리하고 더 맛있고 더 다채로운 영천별아마늘의 변신엔 끝이 없다. 영천 화산농협은 올해 3월 영천 마늘을 활용한 가공상품 4개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늘 가공은 그동안 1차 산물을 단순 가공하는 형태, 즉 ‘깐마늘’이나 ‘다진마늘’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화산농협은 마늘 소비를 늘리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화를 고민한 끝에 농협식품R&D연구소에 의뢰해 ‘마늘칩, 마늘깡, 마늘부각, 마늘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게 됐다. 기존엔 ‘과자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어른을 위한 과자’ 시장이 커지고 있어 건강한 과자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특히 이번에 개발된 가공상품은 북미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늘이 북미에서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진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국에 300여 매장을 둔 수제 피자 전문업체도 영천별아마늘을 선택했다. 올 2월 26일 영천시, 신녕농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피자알볼로’가 ‘영천별아마늘 불고기피자’와 ‘영천별아마늘 페퍼로니피자’ 두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피자알볼로는 신녕농협으로부터 영천별아마늘을 납품받아 건강하고 맛있는 영천별아마늘피자를 생산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인의 음식인 피자와 영천별아마늘의 성공적인 콜라보처럼 영천시는 앞으로 영천별아마늘의 세계화를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다채로운 ‘마늘 활용 식품’ 개발과 생산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별의 천문학적 이름은 ‘항성‘이다. ‘항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항성 주위를 도는 천체를 말한다. 마치 깜깜한 밤하늘처럼 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 농촌의 상황에서도 영천별아마늘은 스스로의 빛을 더욱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판로와 수출길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농업 식품 산업의 트렌드에 발맞춘 연구와 개발로 건강과 맛과 창의성이 결합한 새로운 경쟁력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러한 영천별아마늘 관련 산업의 성장과 혁신은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다. ‘영천별아마늘’이라는 항성이 영천을 희망의 빛으로 밝히고 있다.최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