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첨단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화재사고 여파로 인근 청지가 심각하게 오염되며 지역 환경과 농업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사고 직후 유출된 폐수가 청지로 흘러들어가 2톤가량의 물고기가 폐사했으며, 하류 농업용수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현장을 찾은 주민들은 “청지가 거의 죽은 물로 변했다”며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폐수의 탁한 색과 악취가 강하게 퍼지고 있어, 단순한 수질 악화가 아닌 심각한 독성 오염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다.현재 청지 상류에는 부직포 차단막이 설치됐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가 내릴 경우 폐수가 대량 유입 돼 오염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하류 농민들은 농업용수 사용 금지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 농민은 “모내기와 밭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이 끊기면 올해 농사는 사실상 망한 것”이라며 생계 위기를 호소했다.환경단체 관계자는 “이번 오염수 유입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지역 생태계와 농업 기반을 동시에 붕괴시킬 수 있는 심각한 재난”이라며 “근본적 폐수 차단과 장기적인 수질 복원 계획 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관계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과 함 께 청지 오염 저감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퍼진 피해를 되돌리기에는 상당한 시일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는 산업단지 안전관리와 환경보호 정책의 허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지역사회 전반의 제도 개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