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2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사업’의 밑그림이 공개됐으나, 정작 노선이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이 마을 단절과 생활권 침해를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사업 백지화를 막기 위한 예산 절감 노선안과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존권 보장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경북도가 지난달 31일 금호읍 행정복지센터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를 개최했다.이번 연장사업은 하양역에서 경산시 하양읍 동서리(Y1 정거장)를 거쳐 금호읍 교대리(Y2 정거장)까지 총 5.72km 구간에 정거장 2개소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9월 정식 개장을 앞둔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과 연계할 핵심 교통 인프라로 큰 기대를 모아왔다.하지만 이날 드러난 기본계획안은 금호읍 교대리 일대 주민들에게 거센 충격을 안겼다. 용역사 측이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보다 사업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선을 북측 농경지 방향으로 우회시켰는데, 이 변경 노선이 교대리 마을 한가운데를 양분하며 관통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특히 열차가 지상을 그대로 지나는 ‘토공(높은 흙을 쌓아 선로를 구축하는 방식)’ 구조물이 마을 한가운데에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공청회에 참석한 구본준 교대3리 이장은 "동네 한가운데를 철길로 갈라놓는 계획을 어느 주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중국에서 지붕 위로 케이블카를 타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주민 이모 씨 역시 "아무리 곳곳에 통로 박스(암거)를 뚫어 길을 낸다고 한들, 높은 흙벽이 마을을 가로막는 순간 주민들의 생활권과 영농 환경은 완전히 단절된다"며 "마을 분열을 막고 최소한의 개방감과 통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상 토공이 아닌 전 구간을 교량(고가) 구조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이에 대해 경북도와 용역사,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사업 자체의 존폐가 걸린 `현실적인 예산 한계`를 강조하며 이해를 구했다. 이번 기본계획안의 추정 사업비는 2,670억 원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2,341억 원)보다 약 14.1% 증액된 상태다.경북도 및 용역사 측은 "하양읍 일대 대형 주유소와 상가, 지중 가스관 등 고가 지장물을 피하고 교대리 일대 집단 철거(17가구)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노선을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토론자로 나선 철도 전문가들 역시 "국비 지원 광역철도 사업은 예타 대비 사업비가 15% 이상 증액될 경우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다"며 "비수도권 철도 사업이 재조사 단계로 넘어가면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거나 사실상 백지화될 위험이 매우 높다. 현재 증액률을 14.1%로 맞춘 것은 사업을 완주하기 위한 마지노선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그러나 주민들은 단순한 예산 논리로 지역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 대책위 관계자는 "숙원 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주민들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다"며 "실시설계 단계에서 다른 구간의 예산을 절감하더라도 교대리 마을 통과 구간만큼은 교량화 및 통로 박스 확대 등 실질적인 단절 방지책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지역 간 재정 분담 문제와 노선 잡음이 얽히며 사업 추진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기본계획안은 확정된 최종안이 아니며, 향후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면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활권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자체 및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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